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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호] ② 추경은 타이밍이다
제목 [2026년 4월호] ② 추경은 타이밍이다
작성자 재정정보분석부 등록일 2026-04-30 조회수 54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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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은 타이밍이다

그러나 재정의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김봉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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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첫 추가경정예산이 발표되었다. 이번 추경은 중동지역 지정학적 갈등으로 촉발된 고유가·고환율 상황과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라는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우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부담을 크게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추경을 편성하여 대응에 나선 것은 정책적으로 적절한 판단이라 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의 재정정책은 속도가 곧 효과라는 점에서 이번 추경의 시의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추경의 총 규모는 약 26조 2천억 원으로, 고유가 부담 완화,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추가적인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와 기금 재원을 활용하여 재원을 마련한 점은 재정건전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로 평가할 수 있다. 동시에 일부 국채를 상환함으로써 재정운영의 신뢰성을 유지하려는 의지도 확인된다.



고유가 대응


이번 추경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분야 중 하나는 에너지 가격 상승 대응이다. 대중교통 환급지원, 에너지 바우처 확대, 농어민 및 운송업자에 대한 유류비 지원 등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계와 생산 부문에 미치는 충격을 직접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의 실질 소득 감소를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모든 산업의 비용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에너지 비용 지원은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경제 전반의 비용상승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은 동시에 한계를 가진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구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 재정 지원은 일시적 완화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단기적 가격 완화 정책과 함께 에너지 효율 개선이나 에너지 구조 전환 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추경에서 일부 재생에너지 투자와 에너지 전환 관련 사업이 포함된 것은 이러한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그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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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안정


민생 안정 부문에서는 소상공인, 저소득층, 청년을 중심으로 지원이 확대되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공급 확대, 고용유지지원금,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은 경기 둔화 상황에서 소비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이다.

특히 소상공인 지원은 이번 추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금리와 비용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유동성 지원은 단기적으로 폐업을 최소화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지원을 넘어 지역경제 유지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청년 정책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업훈련, 취업지원, 창업지원 등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을 넘어 미래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한 정책이다. 경기 침체기에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선제적 대응은 필요성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민생 지원 정책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한계를 가진다. 일회성 지원은 단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 재정지출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 설계의 정교화와 사후 관리의 강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산업 및 공급망 대응


산업 지원과 공급망 안정 정책은 이번 추경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이다. 수출기업에 대한 물류 지원, 정책금융 확대, 원자재 수급 지원 등은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국내 산업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특히 정책금융 확대는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의 붕괴를 방지하는 정책 수단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재생에너지 및 첨단산업 투자 확대는 단기적 경기 대응을 넘어 산업구조 전환을 고려한 정책이다. 위기를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재원 조달의 이면과 재정운영의 과제


이번 추경의 특징 중 하나는 국채 추가 발행 없이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는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재정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추경의 전체 재원 26.2조 원 중 세입 증액 경정을 통한 재원이 25.2조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재원 마련의 기반이 되는 세수 추계의 불확실성이라는 우리나라 재정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세수 추계 과정에서 정부 전망 오차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온 바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세수 추계의 오차는 큰 폭으로 반복되어 왔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1조 원과 53조 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반면, 그 다음 해인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56조 원과 30조 원 내외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세수 추계의 불확실성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개선과제임을 보여준다.

특히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 3개월 만에 세수 전망이 상당 부분 수정되었다는 점은 세수 추계의 정확성과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과 세수를 전제로 한 추경 편성은 재정의 예측 가능성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글로벌 위기 지속으로 인한 경기 둔화로 실제 세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이번 추경에서는 재원 마련 과정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확보 노력이 충분히 병행되었는지도 생각해볼 점이다.

과거 추경에서는 기존 사업의 감액 등을 통한 지출 구조조정이 일정 부분 병행된 바 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의 첫번째 추경은 모두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일부 마련한 바 있으나, 이번 추경에서는 이러한 지출 효율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우리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시간내 추경이 마련되었고 이 과정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일수록 기존 재정지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우선순위 조정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국민 신뢰를 위한 재정운영의 진화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점은 이번 추경에서는 예비비가 기존 4조 원에서 9조 원으로 크게 증액되었다는 점이다. 5조 원의 예비비 증액은 2018년 이후 추경에서 증액된 예비비 규모가 최대 1.4조원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며, 총 9조 원 규모 역시 최근 10년간 예비비 규모인 3~5조 원을 크게 상회한다. 고유가 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예비비의 확보는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은 있으나, 목적예비비의 사용 범위가 ‘고유가 및 공급망 위기 대응’으로 포괄적으로 설정되어 있어 구체적인 집행 기준과 운영방안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이번 추경이 시급성을 감안하더라도 준비 단계에서 아쉬움이 남는 추경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향후 재정 지출의 예측 가능성과 통제 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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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이번 추경은 위기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이루어진 정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은 타이밍만으로 운영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재정은 동시에 원칙을 필요로 한다. 이번 추경은 신속한 대응을 통해 재정 정책의 역할을 보여주었지만, 그 이면에서는 세수 추계의 불확실성, 지출 효율화의 미흡, 예비비 운용의 모호성 등 재정운영의 구조적 한계 역시 드러냈다. 이는 단기적 대응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재정운영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재정은 단순히 얼마나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조달하고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이다. 위기 상황에서의 신속한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예측 가능성과 통제 가능성을 갖춘 재정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번 추경이 위기 대응의 타이밍을 보여주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재정운영의 원칙을 얼마나 일관되게 지켜나갈 수 있는가에 있다. 그것이 결국 재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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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당자 :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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